본문 바로가기

생활정보

몰랐던 우리나라 지진 역사

2016년 9월 12일 오후 8시 32분, 경북 경주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당시 이 지진은 전국 대부분의 지역은 물론, 중국에서도 감지가 될 정도였으며, 그 피해 또한 컸습니다. 

우리에게 지진이라는 자연재해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에 더 불안하고, 강한 지진이 왔을 때 그에 따른 대처 능력과 경험이 부족하기에 많은 부분에 있어 더 힘든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분들이 "한반도는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 라고 말을 하는데요, 사실 우리나라 역사를 잘 살펴보면 지진에 대한 기록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매우 제한적이기는 하나 삼국유사,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많은 문헌에서 지진에 관한 기록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조선왕조실록에는 무려 2059구 건이나 많은 양의 지진기록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지금처럼 지진에 대한 강도나 진원지 파악, 본진과 여진 여부 등에 대한 과학적 측정이나 자세한 기록, 피해상황을 짐작으로만 판단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에 관한 첫 기록은 "황조가"로 유명한 고구려 유리왕 A.D 2년, 가을 8월에 지진이 났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 후 A.D 3년 유리왕은 졸본에서 국내성으로 도읍을 옮기게 됩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백제, 고구려, 신라, 고려 등 나라의 멸망과 건국은 지진과 관계가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읍천도, 임진왜란과 같은 전쟁, 민란 등을 겪으며 지진으로 인해 더 삶이 피폐해지고, 흉년이 겹치면서 민심이 흉흉하였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온조가 어머니 소서노와 함께 남하하여 백제의 왕이 된지 31년 (A.D 13년) 5월과 6월에 지진이 있었는데요, 많은 백성들이 고구려로 피신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고구려 국내성에서도 지진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거 보면, 백제든 고구려든 안전지대는 아니였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백제 기루왕 때에는 지진이 자주 일어났는데요, 17년 (A.D 93년) 9월에 황악(서울 삼각산)에서 큰 돌 5개가 떨어졌고, 같은해 11월엔 신라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납니다.

기루왕 35년(A.D 111년) 3월과 10월에도 지진이 있었으며 거듭된 지진과 자연재해로 인해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통일신라에 관한 기록에 지진 기록이 많습니다.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는 신라 혜공왕 15년, A.D 779년 경주에 대지진이 일어나 백성들의 집이 무너지고 죽은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는 기록이 있으며, 매년 거듭되는 대지진으로 두려움에 떨던 혜공왕은 100개의 자리에 고승을 모시고 부처의 말씀을 들었다고 합니다.  



이 당시 지진을 현재 과학기술로 보았을 때 규모 9~8에 육박한다고 사람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고려 때도 규모 6 이상의 대형 지진에 육박하는 지진이 많았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고려 정종 2년(A.D 1036년) 7월 개성, 경주, 상주, 광주 등에서 지진이 나 많은 가옥이 훼손되었고, 경주에선 사흘이 지나서야 지진이 멎었다는 기록이 있는거 보면, 역사적으로 볼 때 경주에서의 지진은 결코 우연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국사 남쪽 계단의 부속 시설과 행랑 시설 등이 훼손되고, 석가탑은 붕괴 일보직전이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 당시에도 얼마나 큰 피해가 있었는지 알 듯 합니다.



고려 멸망 전 해인 A.D 1319년엔 3차례의 지진기록이 남아 있으며, 조선 태종 8년에는 "지금 여름철에는 서리가 내리고, 안개가 끼며, 지진이 일고, 바람이 찹니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조선 세종 즉위년 A.D 1418년 10월에 대구에서 일어난 지진과 A.D 1436년 5월 20일에 일어난 지진은 경성, 경기, 충청, 전라, 경상, 황해, 평안도 땅이 모두 진동했을 정도로 제법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하는데요, 세종이 말하길 "지진은 천재지변 중의 큰 것.. 우리나라에는 지진이 없는 해가 없고, 경상도에 더욱 많다. 오랑캐의 변란이 있지나 않을까 염려된다."고 합니다. 



단종 때에는 특히 지진이 빈번했다고 하는데요, 단종 즉위년인 A.D 1452년 한 해에만 6번의 지진이 일어났으며, 단종 3년 1월엔 대지진이, 경상도 초계 등 3곳, 진라도 전주 등 29곳, 제주 대정 등 2곳에서 지진 피해가 있었다고 합니다. 담과 가옥이 무너졌고, 사람들이 깔려 죽었다고 하니 지금 측정한다면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내륙에서 발생했을 거라 추청합니다. 단종이 말하길 "한양에서 지진이 난 것은 이변 중의 큰 이변이다."라고 했다네요~!! 



명종, 선조 등 이 이후에도 조선 중기와 후기, 일본침략시기, 해방과 근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선 지진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과거에는 정확한 진앙과 진원에 대한 분석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현재 기록되어 있는 진앙의 분포도를 보면 북한 지역보다는 남한지역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고, 크게 피해를 입었다는 기록을 토대로 본다면 한반도에서는 대체적으로 서부지역쪽으로 더 큰 피해를 입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지진이 자주 발생되었거나 단층을 조사하여 현재 활발하게 활동중인 활단층 지역은 더욱 내진 설계를 대폭 강화하여 구조물을 지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너무 불필요한 염려와 불안도 위험하지만, 대책없는 안전불감증과 시민의식이 개선되지 않은다면 앞으로도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경우 더 큰 피해가 날 수 있겠지요?

과거의 모든 기록들을 참고하고, 현재의 과학적 장비들을 통해 획득한 지식들을 종합하여 국민의 삶을 보호하고, 더 이상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 및 시민 모두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